새로운 알람 도착
감동의 집결지에서 즐거움의 장소로 재탄생한 올림픽 경기장 – 올림픽 폐막 이후 새로운 활력을 내는 우리나라 경기장의 모습과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다 (19)
2020-07-15 오전 2:08:25 조회 : 7805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는 만드는 데 큰 비용이 들었지만 사용하는 데 의미가 없어진 것이라는 뜻의 경제 용어이다. 그리고 큰 행사를 치른 이후 유지비만 많이 드는 경기장도 ‘하얀 코끼리’라고 할 수 있다. 2018년에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은 619억 원의 흑자를 남기고 한국의 이미지를 크게 드높이면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올림픽을 마무리한 이후 강원도는 경기장 관리와 관련된 문제로 몸살을 앓았으며, 현재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번 문화공감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경기장 관리 상황과 다른 나라의 경기장 관리 사례를 알아보면서 지속적인 경기장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올림픽 이후 활력을 잃은 경기장과 대책을 모색하는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을 치른 직후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폐막식이 딱 열흘 지난 이후 썰매 전용 경기장인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이하 슬라이딩센터)를 사용할 수 없다는 통보가 온 것이다. 2015년 이후 슬라이딩센터는 매년 약 14억 원의 손실을 내고 있었는데, 정부는 올림픽 이후 슬라이딩센터를 보존하기로 결정만 했을 뿐 유지 비용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더욱이 당시 정부와 강원도가 손실에 관하여 확실하게 결정을 내린 것이 없었기에 2018년 슬라이딩센터와 관련된 운영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고, 예산이 정해질 때까지 문을 닫게 된 것이었다. 그로 인해 선수들은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훈련에 대해 걱정할 수밖에 없었고 국내 경기장을 두고 해외에서 훈련을 받아야 했었다. (사진 출처 : 동아일보)
 
 
 
 
 
이렇게 경기장에 대한 관리, 이용 실태가 현저히 안 좋으니 자연스레 적자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올림픽 경기장의 효과적인 사후활용 방안에 관한 연구’ 자료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인 슬라이딩센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의 운영비는 102억 9,300만 원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운영수입은 28억 5,100만 원에 불과하여 74억 4,200만 원의 적자가 나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경기장 적자는 이미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7일 강원도에 의하면 작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슬라이딩센터 경기장의 운영비는 36억 8,200만 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의 대관 연관 수익은 1억 3,000만 원에 불과하여 35억 5,000여만 원가량의 운영 적자가 생겼다.
 
 
 
 
 

이렇게 올림픽 이후 경기장 관리에 대한 대책을 미리 마련하지 못하여 문제가 계속 생기는 점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정부와 강원도는 이 문제에 관하여 어떤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을까? 작년 2월 7일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1주년’ 기자회견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가 맡았던 업무를 2018평창기념재단에게 이양하여 그곳에서 앞으로의 사항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9월 24일에는 강원도와 2018평창기념재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산 사업 및 경기장 활용 방안에 대한 기본 계획을 발표하며 경기장을 100억 원에 달하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과 관광, 레저, 스포츠를 포괄한 다목적 복합 체육시설로 활용하겠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 : MBC뉴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그렇다면 현재 경기장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먼저 강릉 하키센터는 첨단 IT 기술과 아이스링크를 접목한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8평창기념재단과 4개의 민간기업이 96억 원을 들여 2022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연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2021년에는 공연 테스트를 진행해 3년 차인 2022년부터 본격적인 공연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한다.
 
 
 
 
 

2019년부터 강원도개발공사가 2020-21시즌까지 슬라이딩센터를 관리하게 되면서 슬라이딩센터에도 활력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2월 21일 제5회 루지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리면서 슬라이딩센터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약 2년 만에 재개장하였다. 슬라이딩센터는 이 대회를 기점으로 2020년 1월에 스켈레톤 대륙간컵 대회를 열고, 2021년에는 2020-21시즌 9차 루지 월드컵 대회를 개최할 준비를 하는 등 올림픽 경기장을 존속시킴에 있어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강릉 컬링센터를 관리해온 강릉시는 올림픽 이후 경기장을 관리할 방안을 여러 방면에서 몰두하고 있었다. 강릉시는 시민에게 강릉 컬링센터를 개방하여 컬링, 아이스하키, 쇼트트랙 등 다양한 빙상종목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2018년에 11월에 열린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와 2020 로잔 동계유스올림픽 선발전을 강릉 컬링센터에서 개최하여 경기장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24년에 열리는 강원 동계유스올림픽 경기장으로 사용될 만큼 강릉 컬링센터는 더욱 활기를 띨 예정이다. (사진 출처 : 네이버포스트)
 

 
 
 
 
 
 
 
 
 
계획과 소통으로 올림픽의 열정을 이어가는 개최국들
 
 
 
 
 

다른 올림픽 개최국들은 어떻게 경기장을 관리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첫 번째 사례는 2010년 올림픽 개최지였던 캐나다 밴쿠버이다. 밴쿠버 올림픽위원회(이하 VANOC)는 중앙정부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포함한 지방 정부에게 2억 9,000만 달러를 받아 총 5억 8,000만 달러의 사후활용 기금을 마련했다. 이렇게 VANOC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기존 경기장을 시민 시설로 바꾸었다. 또한, 청문회를 통한 VANOC와 지역 주민 간의 소통으로 경기장 활용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재탄생한 대표적인 경기장이 바로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으로 사용되었던 리치먼드 오발 경기장이다. 리치먼드 오발 경기장은 스포츠 시설과 커뮤니티 시설을 포괄한 다목적 시설로 재탄생했으며, 매년 100만여 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는 리치먼드 오발 경기장이 연평균 17억 원에서 26억 원의 흑자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사진 출처 : 뉴스줌)
 
 
 
 
 

2002년 올림픽 무대였던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도 경기장 관리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유타 올림픽 유산 재단(UOLF)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경기장’을 모토를 바탕으로 경기장을 관리했다. 그리하여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었던 유타 올림픽 오벌은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수영을 포함한 다양한 종목을 즐길 수 있는 다목적 스포츠센터로 새롭게 변신하였다. 이 외에도 스키 점프대에 집라인이 설치되어 스키 점프의 스릴을 체험할 수 있게 되었으며, 빅 에어* 경기장은 선수들의 묘기를 관람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어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이렇게 다른 형태의 ‘놀이공원’으로 재탄생한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경기장은 올림픽을 마친 이후에도 연평균 60만 명의 관광객을 기록하며 ‘성공한 올림픽’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 잡았다. (사진 출처 : 한국일보)
 
*빅 에어 : 스노보드를 타고 경사로를 내려오면서 도약해 회전, 착지 등을 선보이는 동계 스포츠

 
 
 
 
 
1994년에 올림픽을 열었던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도 올림픽 이후 경기장 관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릴레함메르는 올림픽 개막 전 운영 예산 중 233억 원의 기금을 설립했고, 이 233억 원은 시설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금으로 쓰였다. 또한, 릴레함메르는 폐막식 직후 전문가들로 구성된 올림픽 시설관리공단에 운영을 맡겼다. 올림픽 시설관리공단은 매년 전 세계 기업, 단체와 협업하여 크고 작은 이벤트를 여는 데 올림픽 경기장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키 점프대 밑에 있는 공간에 ‘자동차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개최하여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경기장의 활용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릴레함메르는 2017년 35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은 ‘관광도시’로 선정되었고, 올림픽 개최 당시 2만 4,000여 명 정도 되었던 인구가 2017년에는 2만 8,000여 명 정도로 늘어났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천(Fortune)은 “올림픽의 성공 여부는 ‘하얀 코끼리’ 경기장을 없애는 데 있다.”라고 전했다. 즉, 경기장 건설과 관리 비용에 큰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이를 계속 관리할 능력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강원도는 다른 대회의 경기장으로 활용하고 문화 단지를 조성하는 등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사례처럼 시민, 전문가와의 소통을 통해 다양한 용도로 경기장을 활용할 방면을 모색하고 경기장을 장기적으로 이용할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올림픽도 멋지게 마무리한 만큼 경기장 관련 문제도 현명하게 해결하여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자리 잡은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 





 

<참고 문헌>
 
김호석, 「[동계올림픽 유산창출 현장을 가다] 4. 올림픽시설 활용 – 캐나다 밴쿠버(상)」, 『강원도민일보』, 2016.09.01.,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799190 , 접속일 2020.06.27.
이현우, 「1년 지나서야… “평창동계올림픽 시설 활용 방안 마련”」, 『국민일보』,2019.02.07, http://m.kmib.co.kr/view.asp?arcid=0924060768 , 접속일 2020.06.27.
김지한, 「평창 슬라이딩센터 폐쇄, 한국 썰매 다시 길을 잃다」, 『중앙일보』, 2018.03.08., https://news.joins.com/article/22422511 , 접속일 2020.06.27.
김형준, 「솔트레이크 시티, 사계절 흥행의 비법」,『동아일보』, 2016.10.24.,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51030/74505687/1 , 접속일 2020.06.27.
박명원, 「동계올림픽 경기장 지난해 35억원 운영 적자」,『강원도민일보』, 2020.04.28.,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020661 , 접속일 2020.06.27.
「평창 올림픽 경기장, 연간 적자 74억원…KDI 연구 결과」,『뉴스1』, 2019.08.13., https://www.donga.com/news/Sports/article/all/20190813/96950761/1 , 접속일 2020.06.27.
석남준, 「"솔트레이크는 여름에도 천국… 평창도 못 할 것 없죠"」,『조선일보』, 2017.11.08.,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8/2017110800184.html , 접속일 2020.06.27.
장현구, 「2024 강원동계유스올림픽 때 평창 시설 활용…한류 체험 등 추진」,『연합뉴스』, 2020.01.10., https://www.yna.co.kr/view/AKR20200110144400007 , 접속일 2020.07.01.
윤형준, 「 올림픽후 기업·대학 유치… 늙은 산골 릴레함메르, 이젠 젊은 도시」,『조선일보』, 2017.11.03.,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3/2017110300276.html , 접속일 20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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