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알람 도착
나를 위한 삶을 살기 위해 -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삼는 삶의 중요성을 아는 세대, Z세대의 이중성과 숨은 키워드 (18)
2019-10-15 오전 12:17:23 조회 : 2553


X세대, Y세대, 밀레니얼 세대. 이들은 특정한 가치관과 행동 양상을 보이는 일정 세대를 묶어서 표현하는 말이다. 그리고 지금, Z세대라는 새로운 흐름이 시작되고 있다. Z세대는 주로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세대를 이르는 말로, 현재의 청소년~20대 초중반인 사람들을 의미한다. Z세대가 점차 성인이 됨에 따라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그들의 영향력이 커졌고, 많은 기관에서는 앞으로의 사회를 이끌어갈 Z세대를 분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Z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이중적인 면모를 보인다. 이번 문화공감에서는 신중한 듯 단순하고, 개인적이지만 연대하는, Z세대의 진짜 모습을 알아보고자 한다.

 
 
 
 
 
 
 
 
 
첫 번째 이중성, 가성비와 가심비

 
 
 
 
‘가성비’는 밀레니얼 세대를 시작으로 20대 소비의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소비자들은 같은 물건도 여러 조건을 따져가며 가격 대비 효율이 높은 소비를 하고자 노력했고, 이들은 ‘스마슈머*’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쇼핑, 항공권, 숙박 등 여러 분야의 최저가 비교 사이트가 생겨났고, 이러한 현상은 Z세대로 이어졌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던 과거와는 다르게, 무명 브랜드의 저렴한 제품이지만 유명 브랜드와 비슷한 기능과 디자인을 제공하는 ’OOO 저렴이’들이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이처럼 Z세대는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파악할 능력이 있고, 상품 구매 전 가성비를 따지는 것을 일상으로 여긴다.

*스마슈머 : 똑똑하다는 뜻의 'smart와 소비자라는 뜻의 'consumer'의 합성어로, 현명한 소비자를 의미한다.

 
 
 
 
하지만 1~2년 전부터 이러한 가성비와는 정반대되는 개념인 ‘가심비’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가심비는 기능과 가격에 초점을 맞추는 가성비와 다르게, 심리적 만족감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이다. 여기에서 심리적 만족감은 경험과 추억을 쌓기 위한 체험, 감각적인 디자인의 소품,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소비 행위 등을 모두 포함하는 방대한 개념이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사람이 가심비를 추구하는 소비에서 그토록 당연하게 여기던 가성비 비교 행위를 의도적으로 배제한다는 것이다. 보기에 좋지만, 실용성 없는 물건을 의미하는 ‘예레기(예쁜 쓰레기)’, 친구들과 사용할 가치 없는 선물을 교환하는 ‘쓸데없는 선물 교환’ 등이 그 예시이다. 또한, 마카롱, 타르트와 같은 디저트와 에어팟, 아이패드 등 고가의 기기를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가볍게 소비하는 것도 가심비 소비에 해당한다. (사진 출처 : Pixabay)

 
 
 
 
가성비와 가심비는 시대적, 개인적 성향에 따라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소비 형태지만, Z세대가 이중적으로 여겨지는 것은 한 사람에게 두 가지 특성이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여행 경비를 줄이기 위해 몇 달 동안 항공권, 숙박 업체를 알아보지만, 만족을 위해 옷, 음식, 기념품 등에는 얼마든지 돈을 낸다. 이러한 모습은 자칫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 행동의 숨은 키워드는 ‘자기만족’이다. 대부분의 소비 대상은 ‘사고 싶은 것’과 ‘사야 하는 것’으로 나뉜다. 그리고 Z세대들은 사고 싶은 것을 고민 없이 구매할 때 일종의 해방감을, 사야 하는 것을 가장 저렴하고 현명하게 구매할 때 성취감을 느낀다. 이러한 해방감과 성취감은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만족감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이중성, 스펙 전쟁과 욜로(YOLO)

 
 
 
 
무한 경쟁 시대라는 말에 걸맞게, Z세대는 끊임없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스펙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조기 유학, 영어 유치원부터 시작하여 명문고,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할 것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내신, 수능, 교내 활동 등의 스펙을 열심히 쌓아 올려 대학에 진학했음에도 취직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받고, 취직에 성공한 이후에는 노후 대비를 위해 또 다른 준비를 해야 한다. 그들은 한 줄의 스펙을 채우기 위해 청춘을 보내는 삶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지만, 멈춰있는 것을 곧 뒤처지는 것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사진 출처 : Pixabay)
 
 
 
 
 
하지만 이러한 사회 속에서 미래를 대비하기보다 현재에 충실해지고 싶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YOLO (You Only Live Once)’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말로, 남보다는 자신을,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며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한다. 이는 2017년을 기점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키워드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보상받지 못한 노력의 반대급부로 나타난 현상이다. 이러한 단어가 처음 유행한 2017년도 초기에는 ‘현실도피’에 불과하다는 사회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지만, 틀에 박힌 인생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가짐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 <나 혼자 산다>, <윤식당>, <욜로홀로> 등의 여러 TV 프로그램들은 다양한 욜로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사진 출처 : Pixabay)

 
 
 
 
스펙 전쟁에 괴로워하는 10대, 20대들과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욜로족은 마치 ‘개미와 베짱이’처럼 반대되는 집단으로 보인다. 한 세대의 특징이라기엔 너무나 상충하는 둘을 이어주는 숨은 키워드는 바로 ‘삶의 주체성’이다. Z세대는 이제까지 공식처럼 여겨졌던 진학-취업-결혼-노후 대비의 과정을 벗어나서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사는 것을 열망한다. 이러한 열망이 ‘현재’의 삶에 적용되면 욜로의 형태로 나타나고, ‘미래’의 독립적인 삶으로 표출되면 이를 위해 끊임없이 대비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세 번째 이중성, 개인주의와 사회연대

 
 
 
 
‘개인주의’란 국가나 사회 등의 공동체보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중시하는 사고방식이다. 과거에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같은 선상에 두고 공동체보다 자신을 우선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기도 했지만, Z세대의 경우 개인의 사상과 가치를 존중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들은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타인이 일정 ‘선’을 넘어오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며, 자신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한다. 이는 ‘혼밥족’, ‘혼행족’ 등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진 출처 : Pixabay)

 
 
 
 
기성세대는 이러한 Z세대를 보며 공동체 의식의 결여를 걱정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들은 사회적 불의와 구조적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은 SNS라는 빠르고 강력한 소통 수단을 이용하여 새로운 소식을 접하고 이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나눈다. 억울한 일이 생겼을 때는 1인 시위를 하기보다는 트위터와 같은 SNS에 게시물을 올리고, 이는 빠르게 많은 사람에게 퍼져나가 청와대 청원, 오프라인 시위 등의 적극적 행동으로 이어진다. SNS에서는 단편적인 사건뿐 아니라 여성 인권, 동물권, 성 소수자 인권 등 불합리한 사회 전반의 인식, 구조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어진다. ‘나만 챙긴다'는 Z세대가 보여주는 의외의 연대 의식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사진 출처 : 청와대 국민 청원)

 
 
 
 
개인주의와 사회연대, 이 둘 사이의 숨은 키워드는 다름 아닌 ‘개인’이다. 개인주의는 타인을 배척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주의와는 다르다. Z세대는 자신을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이 아닌, 독립된 개인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은 타인 또한 한 개인으로 여기며 다른 사람들의 자유 또한 존중하도록 만든다. 이는 Z세대가 개인의 자유나 권리를 억압하는 사회의 불의에 문제의식을 느끼도록 하고, 거대한 구조에 맞서 싸우기 위해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과 연대하게 한다.
 

 
 
 
 
 
 
 
 
지금까지 Z세대의 여러 가지 이중적인 특성과 그 속에 숨은 진짜 모습에 대해 알아보았다. '자기만족', '삶의 주체성', '개인'. 모순되어 보이는 그들의 행동의 본질에는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 있었다. 그들은 사회의 관행과 틀에 의문을 던지고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며 자신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 어느 세대보다 삶의 중심에 자신을 두려고 하는 그들에게 맞춰, 사회 또한 변화를 보인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 그들이 ‘신세대’가 아닌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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